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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의 학교 가는 길_다시, 봄이 오기까지

  • 2026-11-05
  • 조회수:32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이겨내고 일상을 찾은 서진이(가명) 가족 이야기

 

 

 

2024년 가을부터 감기를 달고 살던 서진이의 몸에 빨간 반점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한 건 다음 해 1월쯤이었습니다. 며칠 입원하면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평소 다니던 소아과를 찾은 엄마와 서진이에게 의사는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의료파업이 한창이던 때라 병원마다 입원할 자리가 없었습니다. 불안한 엄마는 갈 수 있는 병원은 다 돌았고, 해가 지고 나서야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서 겨우 검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혈소판 수치가 심각하게 떨어져 있다고 했고 그날 바로 입원이 결정됐습니다. 나흘 후 나온 진단 결과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두 달 남겨둔 시점이었지요.

 

 

AI 이미지 

 

8살 아이에게 항암치료보다 견딜 수 없었던 것

 

치료는 1주 항암, 1주 퇴원의 반복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항암 후 퇴원해 집 앞을 산책하던 서진이가 갑자기 열이 올랐습니다. 고열과 구토가 반복되고 폐에 물까지 차서 생과 사를 오가는 상황이었습니다. 면역력이 극도로 약해진 터라 감염이 되면서 패혈증*이 온 것입니다. “제일 무섭고 힘든 순간이었어요. 그 후부터는 항암이 끝나도 집에 잠깐 갔다가 바로 병원으로 돌아왔어요. 그래도 병원에서는 위급한 상황이 와도 바로 대처할 수 있으니까요.”

*패혈증: 미생물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장기 기능 장애

 

항암치료도 씩씩하게 견디던 서진이에게 가장 힘든 건 친구들과 같은 일상을 누릴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창밖으로 친구들이 학교에 가고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만 봐야 했고, 좋아하는 요거트와 딸기,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참아야 하는 것도 어린 서진이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희망 끝에 되찾은 일상

 

3월에 KMDP로 서진이의 이식조정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한 분이 흔쾌히 기증을 해주겠다고 나서면서 서진이는 제때 이식을 받았습니다. 이식 전 병든 조혈모세포를 모두 소멸시키기 위해 쓴 독한 약의 부작용으로 간정맥이 폐쇄되는 등 위기를 겪었지만 이식 후 1년이 지난 지금, 서진이는 다시 얻은 일상을 알차게 살아가고 있답니다.

 

올해 3월, 드디어 가게 된 학교를 무척 좋아하고요. 이번 여름에는 주치의의 허락을 받아 바다와 워터파크에 가서 좋아하던 물놀이도 실컷 했답니다. 그토록 먹고 싶어 했던 요거트와 샤인머스켓도 먹기 시작했지요. 아직 꾸준한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서진이는 하고 싶은 일이 많습니다. 자신을 치료해준 세브란스병원의 의사 선생님도 되고 싶고요.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만들고 싶답니다. 요즘에는 학교에서 코딩을 배우더니 화이트해커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엄마의 바람은 하나뿐입니다. 그저 서진이가 건강하게 어른으로 잘 성장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지요. 

 

 

 

 

한 아이의 미래를 지켜주신 기증자님께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위해 시간을 내어 기증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저희 아이를 위해 큰 결심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큰일을 겪고 나니 건강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증자님은 늘 건강하시길 빌겠습니다.”

 

대한적십자사와 협회에서 함께 지원한, 회복물품이 담긴 희망박스도 큰 힘이 되었다고 엄마는 말합니다. “환자 물품은 사려고 해도 정보가 부족하고 잘 팔지도 않아서 구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런데 필요한 물건들을 담아 보내주셔서 도움이 정말 많이 됐어요. 고맙습니다.”

 

서진이가 되찾은 평범한 일상과 앞으로 펼쳐질 가능성, 그 모든 희망의 시작에는 누군가의 소중한 결심이 있었습니다. 기꺼이 생명을 나누어 주신 기증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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