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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1등] 최성종 기증자 "내 삶에 가장 큰 울림을 준 그날"

  • 2026-09-09
  • 조회수:22


'제25회 조혈모세포 기증 감사의 날' 전시 후기 공모전 

 

1등 당선자, 최성종 기증자의 후기글을 소개합니다. 

 

 


 

[감사의 글] 10년의 기다림, 전해진 생명

 

대한민국 육군 소령이자 특수전학교 감찰장교로서, 평소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을 당연한 소명으로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제 삶에서 가장 가슴 깊은 울림을 주었던 순간은 제 복무 기간이 아닌, 작은 바늘 끝을 통해 누군가에게 희망을 전했던 지난 3월이었습니다.

 

2016년, 처음 조혈모세포 기증희망등록을 하고 무려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까마득하게 잊고 지낼 법도 한 세월이었지만, 올해 초 협회로부터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환자분이 계시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가슴이 터질 듯 뛰어올랐습니다. 10년을 기다려 찾아온 기회, 군인으로서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에 망설임 없이 기증을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협회를 통해 제가 기증해 드린 분이 건강을 회복하고 잘 지내고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그 벅참과 안도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 감사하고 벅찬 마음을 안고, 그동안 옆에서 저를 믿고 응원해 주며 기증 과정도 함께 버텨준 아내의 손을 잡고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KMDP에서 기증자들을 위해 마련해 주신 <페르난도 보테로전>을 관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초등학교 방학 숙제로 미술관 입장권이 필요해 작은 누나의 손을 잡고 어렵게 버스를 타고 찾았던 예술의전당을 초대받아 간다는 것에 설레였습니다.

 

​전시장 입구에서 "KMDP 초대자입니다"라고 말하고 티켓을 건네받을 때, 군복을 입었을 때와는 또 다른 묵직한 자부심과 온기가 가슴속에 차올랐습니다.

 

페르난도 보테로라... 잘 알지 못하는 화가라 미리 공부를 하고 갔습니다. 보테로 특유의 풍만하고 넉넉한 그림들을 아내와 함께 조용히 거닐며 감상했습니다. 화폭을 가득 채운 여유롭고 따뜻한 형상들과 풍부한 색감들은 지친 일상에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특히 그림 속 인물들의 넉넉한 미소를 바라보며, '내가 나눈 그 작은 나눔이 누군가의 삶을 다시 저렇게 풍요롭고 건강하게 채워주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아내 역시 그림을 보며 "당신이 한 일이 참 멋진 일이었네"라며 미소를 지어주어, 그 어떤 포상보다 값진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장교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린 기증자로서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10년 만의 기증, 그리고 기증받으신 분의 건강 회복이라는 기적 같은 선물에 더해, 아내와 함께 잊지 못할 따뜻한 추억까지 선물해 주신 KMDP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너무 기분이 좋아 아내와 집으로 오는 길에 P.X에 들러 와인을 한 병 샀습니다. 그리고 미술관 기념품샵에서 구매한 마개로 입구를 막으며 미소짓습니다. 오늘 저와 아내에게 보내주신 온기를 가슴에 품고, 앞으로도 군에서나 사회에서나 생명과 사랑을 지키는 따뜻한 파수꾼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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